국일제지 사태 (2). 이건 좀 심각한데..

며칠 전 국일제지 사태 관련하여 글을 하나 올렸었다.

 

https://regenwho.tistory.com/34

오늘 흥미로운 국일제지 사태

하도 기이한 상황이라 기록을 남길 겸 정리를 해봤었는데..

 

오늘(3월 14일) 회생절차 개시신청 공시와 함께 거래 정지가 되어버렸다.

 

이번 거래 정지로 또 재미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어서 추가적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첫 번째는.. 실제 주식 양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1주당 가액 1118원으로 주식을 팔았고 총 350억 남짓 금액 중에서 98억을 1차로 즉시 받았다.

 

주식을 하다보면 수많은 찌라시를 접하게 되는데 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식으로 나오는 찌라시는 거의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번에는 내용도 황당해서 설마설마했는데 금액이 살짝 달랐지만 큰 그림에서 진짜로 맞았다는게 신기했다.

 

두번째는 회생절차 신청이라 하면 사실상 파산인데.. 감사에 걸려서 거래정지를 먼저 당하거나 관리 종목으로 떨어진 이후 파산이 아니라 뜬금 파산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혹시나 해서 지난 분기보고서도 쭉 읽어봤는데 위험 신호를 느끼지 못했다.

 

계속 기업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서너 달 사이에 갑자기 발생한 상황도 아닐 텐데 직전 분기보고서 시점까지 이렇게 클린 할 수 있는 건가? 도대체 뭘 얼마나 조작하고 부실을 숨겼고.. 감사는 어떻게 했길래..

 

사채원리금미지급 공시는 정말 희귀하다

실적 공시가 보여서 눌러보았다.

실적은 상당히 나빴지만 코스닥에선 흔한 일이라

불과 보름 전 공시다.

 

지금 보니 살짝 무서운 문구가 맨 하단에..

'당해 정보는 외부감사인의 감사가 종료되기 이전의 정보이므로 감사결과에 따라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함에 있어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문구다.

 

분명 감사업체는 이 회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감사 업체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문구가 있다.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다니... 일부 수정이란다.. --;

 

세 번째는 우리나라 투자업계는 뭐를 보고 여기세 돈을 투자했는가?이다.

 

위의 공시에서 사채원리금미지급 건은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회사가 망하게 생겨서 사채를 못 갚게 되었다는 것이다.전환사채는 돈대신 주식을 받을 수 있는데 주식이 휴지가 되었으니 돈으로 받으려 할 텐데.. 돈이 있을 리가.

 

오지게 물린 7회차 전환사채

 

대차게 물린 8회차 전환사채

위의 투자회사들이 돈을 과연 받을 수 있을까? 어려워 보이는데..

 

한 곳도 아니고 저 많은 투자사들은 돈 빌려주면서 검증 이런 거 안 하나? 싶었다.

 

네 번째는.. 이번에도 주식 유튜브 이야기다.

지금 하락이 급매를 매수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한다

 

왠지 올인하고 선동하는 느낌이 강한 영상이었다.

오후에 저 영상이 올라오고 다음날 거래정지라 정말 다행이다. 저 영상을 보고 이 종목을 사서 물린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필자가 늘 강조하지만.. 유튜브로 종목을 추천받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자.

이 블로그로 한 명이라도 이런 행동을 막을 수 있다면 필자는 행복할 것 같다.

 

결과는 이렇게 되었지만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박을 한번 해볼만 하긴 했다. 필자는 절대 안했겠지만 저 심정은 매우 잘 알 것 같다.

 

주식은 이렇게 해야한다

위의 화면은 비판이 아닌 긍정적이라고 가져온 화면이다.

 

이 종목을 기존에 추천했던 주식 전문가인데 사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긴 어려웠고.. 만약 이런 상황 전에 이 종목을 누군가에게 추천했다고 하면 저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한다. 실제 현장 분위기도 보고 인수자가 어떤 회사인지도 직접 보고 그러는 것은 방구석에서 입만 터는 대다수와 비교되는 좋은 행동이다.

 

끝까지 이 종목에 희망을 놓지 말자는 메시지였는데 이런 종목은 갑자기 급등할 수도 있다 보니 이해가 되는 메시지였다.

다만 결과가 이렇게 되어 안타깝다. 애초에 이런 종목을 추천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비판도 물론 가능하지만 그건 결과론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지금도 최대주주의 주식을 매수한 디케이원이라는 업체의 정체가 궁금하다.

이미 1차 납입한 금액도 상당한데 회사 망하기 3일 전(업무일 기준) 저 큰돈을 주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믿기 어렵다.

 

그들도 당한 것인가?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

 

당한 게 아니고 의도한 것이라면 이후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