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장 스토리

이번 SBV 사태는 좀 무섭다.

레전후 2023. 3. 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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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 중 SBV 사태를 혹시 모른다면 일단 검색을 통해 어떤 사태인지는 꼭 한 번씩 확인을 하기 바란다.

 

실리콘밸리 은행이 특수 목적의 작은 은행이라고 하지만 이번 파산의 근본 원인을 알면 다른 은행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무서운 사태다.

큰 거 오기 전 전조 같은 느낌이랄까. 과거 금융 위기 직전 베어스턴스 파산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번 SBV 파산의 원인을 요약하면 이렇다.

금리가 낮을 때(이자가 쌀 때) 장기 국채를 너무 많이 사두는 바람에 금리가 오르자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망한 것이다.

이 와중에 경기가 침체되자 주 고객층이던 실리콘밸리의 작은 기업들이 돈이 필요해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현금을 확보하고자 망한 채권을 떨이로 매각하고.. 이런 상황이 발표되자 뱅크런이 시작되고.. 악순환의 교과서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예금 인출의 이유 중 하나로 아마 주식 가격의 하락도 큰 영향일 것이다. 

 

혹시나 해서 금리가 오르면 국채(채권)가 왜 떨어지는지 설명하면..

 

채권은 일정 기간 후에 정해진 가격으로 팔 수 있는 증서다.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면 싸게 채권을 사서 정해진 가격으로 팔 수 있으니 채권의 수익률이 오른다.

하지만 채권의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채권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으로 어딘가 안정적으로 더 좋은 수익을 주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이 된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에 돈을 맡길 시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채권->은행으로 돈이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채권을 파는 사람이 많아지고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데 SBV의 경우 채권을 많이 들고 있다 보니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채권은 흔히 안전한 투자 상품으로 통한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대신 큰돈을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SBV가 채권에 투자한 것을 비난할 수 없다. 이번에 단기채가 아닌 장기채에 투자한 것을 뭐라 하는 사람도 있던데 당시 상황상 무리하거나 잘못한 투자라고 보이진 않는다.

 

자. 이쯤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현금 유동성이 중요한 어떤 기관(은행이나 투자사들)에서 채권을 왕창 사둔 기관이 여기 하나뿐일까?

예금인출이 증가하는 상황은 다른곳도 마찬가지 아닐까?

 

금리는 오르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세계 경제는 세계적으로 안좋다고 이미 정해져 있다. 경기예측은 보통의 경우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애써 외면하고자 하는 투자기관들은 SBV의 파산이 다른 금융 기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문제는 SBV의 파산 자체가 영향을 주냐 마냐가 아니고.. 다른 금융기관들은 SBV 파산의 원인이 되는 채권 가격 하락과 예금 인출 증가 문제가 과연 없겠냐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다른 금융기관들의 뱅크런 유사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개입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막을 수 있을까?

 

미국 문제만이 아니다.

크레딧스위스 파산 위기 문제가 나온 지 반년정도 되었다. 

파산 논란이 나온 당시 $5쯤 하던 크레딧스위스의 주가는 현재 $2.6~2.7 정도이다. 위기가 해소가 안되고 뭔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크레딧스위스는 엄청난 규모의 은행이다. 여기 파산 나면 리먼급 충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

근근이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상황에서 뱅크런이 가속화되면 파산의 가능성이 커지고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다.

 

3월 13일 오전 현재

위의 차트는 주봉이다. 이슈가 살살 있다가 본격적인 이슈는 9월 무렵이었던 듯하다.

저 차트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번 SBV 사태로 국민연금이 얼마를 손해 보고 어쩌고 이딴 뉴스는 사실 중요치 않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금리가 더 오른다면 세계적으로 망하는 금융기관들이 수두룩 하게 나올 것이고 하나 망할 때마다 점점 위기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정리하자면..

 

현 상황은 뭔가에 투자하기 너무 두렵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멈출 거라느니 하는 전망으로 일시적 상승이 잠깐씩 있을 수 있지만.. 장기투자는 커녕 주식 3~4일 스윙조차도 무서운 상황이다.

 

혹시 나는 괜찮겠지.. 요즘 잘 나가는 일부 섹터는 괜찮겠지.. 하지 말고 냉정할 때이다.

 

호재는 기껏해야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다', '선거가 다가온다' 정도의 기대이고,

악재는 금융 시스템 위기에 경기 침체 장기화, 고금리 유지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다.

 

부동산도 상황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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